그림
모하비 사막의 사막뿔 도마뱀처럼 동물이 등에 색칠된 조상 환경을 지닐때, 우리 눈은 즉시 수월하게 조상 세계들의 판독문을 제공하며, 그들이 어떤 위험한 환경에서 살아남았는지를 알려준다.

현재의 도마뱀은 점점 더 정확한 무늬를 만든 덕분에 유전자 풀에서 살아남은 유전자들이 색칠한, 나무 껍질의 상세하면서도 매우 정확한 ‘그림’ 을 등에 지니고 있다.
조상세계의 색깔과 무늬로 바깥표면을 색칠하는 쪽이 먹이가 아니라 포식자인 경우도 있다. 들키지 않게 먹이에게 몰래 더 잘 접근하기 위해서다. 호랑이의 유전자는 호랑이가 식물줄기들이 수직으로 줄무늬를 이루고 햇빛과 그늘로 얼룩덜룩한 숲속 세계에 태어날 것이라는 쪽에 판돈을 건다.
대다수 포유류는 이색형 ( 망막에 빛을 감지하는 세포가 두 종류 ) 이다. 사람이라면 청록 색맹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들은 호랑이나 눈표범의 무늬를 배경과 구별하기가 우리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아주 탁월하게 위장한 동물이 놀랍게도 위장술을 폭로하는 치명적인 결함을 지닐 때도 있다는 점도 말해 두자. 바로 대칭이다. 이 부엉이의 깃털은 나무 껍질을 탁월하게 모방한다. 그러나 대칭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 위장이 드러난다.
조각상
‘그림’과 미묘하게 다른 ‘조각상’도 있다. 조각상은 동물의 몸 전체가 자신과 별개인 대상을 닮는 것을 말한다. 부러진 나뭇가지의 밑동처럼 생긴 개구리입쏙독새 Tawny frgmouth나 포투 Potoo, 잔가지처럼 조각된 자벌레, 돌이나 마른 흙덩어리처럼 생긴 메뚜기, 새똥을 흉내 내는 모충은 모두 동물 ‘조각상’ 의 사례다.

‘그림’과 ‘조각상’의 실용적인 구분은 동물을 본래의 자연적인 배경과 떼어 놓으면 그림은 더 이상 상대를 속이지 못하는 반면, 조각상은 여전히 속일 수 있다는 것이다.

포식자를 속일 목적의 그림과 조각상은 어떤 사자의 유전서가 글자 그대로의 판독문, 조상세계에서 쓰인 기술문에 가장 가까워지는 방식이다. 그리고 그중에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측면은 이 방식이 놀랍도록 정확하게 흉내 낼 만큼 세부사항에 주의를 기울인다는 것이다.
이 잎사귀 벌레는 가짜 얼룩까지 지닌다. 자벌레는 가짜 잎눈까지 나 있다.
불멸의 유전자 1. 사자의 유전서
핑백: 3. 팰림프세스트 ( 겹쳐쓴 양피지 ) 의 깊은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