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 남단, 사쿠라지마 화산이 내려다보는 도시 가고시마는 일본 미식 여행지 중에서도 손꼽히는 곳입니다. 온화한 기후와 풍부한 자연환경 덕분에 식재료 자체의 품질이 뛰어난 데다, 에도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고유의 음식 문화가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고시마 여행의 성패는 ‘무엇을 먹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최상급 브랜드 돼지고기인 ‘쿠로부타(黒豚, 흑돼지)’와 여름철 국민 디저트 ‘시로쿠마(白熊)’, 그리고 밤이 되면 활기를 띠는 포장마차 거리와 고구마 소주까지, 가고시마는 하루 세끼로도 부족한 미식 도시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가고시마 여행에서 절대 놓치면 안 되는 맛집과 명물 음식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가고시마 미식 여행의 핵심: 쿠로부타(흑돼지) 요리
가고시마를 대표하는 식재료는 단연 흑돼지입니다. 규슈산 고구마를 먹여 키운 가고시마 흑돼지는 지방이 얇고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뛰어나 일본 전역에서 최고급 돈육으로 인정받습니다.
1) 흑돼지 샤브샤브, 최상급 비계와 육즙의 조화
가고시마 여행에서 가장 먼저 도전해봐야 할 메뉴는 흑돼지 샤브샤브입니다. 얇게 저민 고기를 뜨거운 육수에 살짝 데치면 비계 부분이 사르르 녹으며 특유의 고소한 단맛이 올라옵니다. 현지에서는 ‘주안(城山)’과 ‘카와큐(黒亭)’ 같은 전문점이 오랜 전통과 품질로 유명하며, 폰즈 소스에 찍어 채소와 함께 먹는 것이 정석입니다. 코스로 주문하면 샤브샤브 후 남은 육수에 죽을 끓여 마무리하는 것도 가고시마식 식사법 중 하나입니다.

2) 흑돼지 돈카츠, 바삭함과 감칠맛의 장인 식당
돈카츠로 즐기는 흑돼지도 놓칠 수 없습니다. 두툼하게 썰어낸 흑돼지 로스(등심)와 히레(안심)를 바삭하게 튀겨낸 흑돼지 돈카츠는 고기 본연의 풍미를 극대화한 요리입니다. 튀김옷 속 촉촉한 육즙과 씹을 때 퍼지는 고구마 사료 특유의 고소한 지방 맛이 일품입니다. 첫 점은 소스 없이 소금만 살짝 찍어 고기 자체의 감칠맛을 느끼고, 이후 겨자와 특제 돈카츠 소스를 곁들여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오랜 시간 한 가지 메뉴만 고집해온 장인 식당들이 많아, 대기 시간이 있더라도 한 번쯤 줄을 서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가고시마에서 꼭 먹어야 할 대표 특산 명물 TOP 4
1) 시로쿠마(백곰) 빙수
가고시마를 넘어 일본 적국적으로 유명한 ‘시로쿠마’는 연유가 듬뿍 뿌려진 빙수 위에 통조림 과일과 팥이 올라간 가고시마의 명물 디저트입니다. 하얀 얼음 위에 올라간 과일 토핑이 마치 백곰 얼굴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가고시마 최대 번화가인 덴몬칸에 위치한 ‘무자키(むじゃき)’ 본점은 1940년부터 이어져 온 시로쿠마의 원조격 가게로, 한여름은 물론 겨울에도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2) 가고시마 흑돼지 라멘, 톤코츠와 닭육수의 조합
가고시마 라멘은 돈코츠(돼지 뼈) 육수에 닭 육수를 더해 깔끔하면서도 깊고 진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인 하카타 돈코츠 라멘보다 국물이 더 부드럽고 은은하며, 면발은 중간 굵기의 스트레이트 면을 사용하며, 면 위에 얹는 생마늘 슬라이스 고명이 가고시마 라멘만의 시그니처입니다. 마늘의 알싸한 향이 진한 육수와 어우러지며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또한 가고시마 라멘 가게에 들어가면 음식이 나오기 전 기본 찬으로 절인 무(다쿠앙)와 시원한 차를 내어주는 독특한 전통이 있습니다.
3) 점보모치(両棒餅), 센간엔에서 즐기는 전통 떡 간식
‘점보모치’는 대나무 꼬치 두 개에 떡을 꽂아 달콤한 간장 소스나 팥소를 발라 구워낸 가고시마 전통 간식입니다. ‘점보’는 크다는 뜻이 아니라 떡에 꼬치 2개를 찔러 넣은 모양이 에도 시대 武士(무사)가 차고 다니던 두 자루의 칼(両棒)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시마즈 가문의 정원인 ‘센간엔’을 관람하다 보면 오랜 전통을 이어온 찻집에서 점보모치를 맛볼 수 있어, 최고의 힐링을 선사합니다.
4) 사츠마아게, 즉석에서 튀겨내는 어묵의 매력
생선 살을 으깨어 야채, 해산물, 고구마 소주 등을 넣고 동백기름이나 채소유에 바삭하게 튀겨낸 가고시마식 어묵입니다. 가고시마의 옛 지명인 ‘사츠마’에서 이름이 유래되었습니다. 일반 어묵보다 두툼하고 쫄깃하며, 채소나 오징어 등을 섞은 다양한 변형 메뉴가 있습니다. 시장이나 상점가에서 즉석으로 튀겨주는 곳이 많아 따뜻하고 바삭한 상태로 맛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밤 문화를 책임지는 가고시마 야타이무라 & 고구마 소주(이모쇼주)
가고시마의 밤은 낮보다 더 뜨겁습니다. 덴몬칸 인근에 자리한 포장마차 거리 ‘야타이무라’는 작은 규모의 포장마차 20여 곳이 모여 있으며, 젊은 감성과 레트로한 분위기 공존하는 야간 핫플레이스입니다. 여러 가게를 옮겨 다니며 다양한 안주와 술을 즐기는 ‘하시고자케(はしご酒)’ 문화를 체험하기 좋습니다.

가고시마는 일본 내에서도 손꼽히는 고구마 최대 생산지입니다. 특히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구마 소주 ‘이모쇼주’의 본고장이며, 특유의 화려하고 풍부한 고구마 향과 깊은 풍미로 일본 전국적으로 최고급 평가를 받습니다. 쌀이나 보리 소주와 달리 은은한 단맛과 구수한 향이 특징으로, 현지인들은 주로 아래 3가지 방법으로 즐깁니다.
- 오유와리 (お湯割り): 잔에 따뜻한 물을 먼저 붓고 소주를 나중에 따라 마시는 방식. 고구마 특유의 구수하고 풍부한 향이 극대화되어 현지인들이 가장 선호하며 추운 겨울에 특히 인기가 많습니다.
- 미즈와리 (水割り): 시원한 물과 소주를 믹스하여 부드럽고 깔끔하게 즐기고 싶을 때 선택합니다.
- 록크 (Roku – 온더락): 얼음 잔에 소주만 따라 고구마 소주 본연의 진한 풍미를 느끼는 방법.
또한 야타이무라의 포장마차 주인에게 추천을 부탁하면 지역 양조장의 다양한 이모쇼주를 소개받을 수 있어, 취향에 맞는 한 병을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입니다. 가고시마 직항 및 공항에서 시내 이동 방법 등 가고시마 교통 관련 자료는 하단 링크를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