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장의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 불리는 쉐도우 뱅킹, 그 중심에 있는 사모대출펀드가 최근 월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습니다. 요즘 뉴스에서도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사모대출펀드 환매 사태가 더 큰 위기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2월 말 블루아울 캐피탈의 리테일 대상 사모신용 펀드에서 투자자들의 대규모 환매 이슈 이후 최근 블랙스톤의 사모대출펀드 BCRED에 이어 블랙록의 사모대출펀드 HBLENG에서도 환매 요청이 급증하였습니다.
현재 블랙락은 내부 자금을 활용해 환매 요청(7.9%)을 대부분 수용한 반면, 블랙스톤 환매 요청(9.3%) 중 분기 환매 한도인 5%만 수용 결정하는 등 운용사별로 환매 요청에는 각각 다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사모대출펀드가 정확히 무엇이고 핵심 요소인 유동성 미스매치 구조에 대해 알라보도록 하겠습니다.
사모대출펀드(Private Credit)란?
쉽게 말해 ‘은행이 빌려주시 않는 돈을 사모펀드 회사가 대신 빌려주는 돈’입니다. 전통적인 은행이 규제 때문에 대출을 꺼리는 중소기업이나 특정 프로젝트에 사모펀드 운용사(블랙스톤, 아폴로 등)가 직접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형태입니다.
- 성장 배경: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생긴 틈새 시장으로 현재 글로벌 규모는 2조 달러를 넘었습니다.
- 특징: 은행 대출보다 금리가 높지만, 절차가 빠르고 유연합니다.
- 투자자 입장: 저금리 시대에 연 8~12% 수준의 매력적인 고수익을 제공하여 매력적인 투자처였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개인 투자자도 쉽게 살 수 있는 BDC(상장 투자회사) 형태 펀드가 많아졌으며, 대표적으로 블랙스톤의 BCRED가 있습니다.

왜 지금 위험이 커졌을까?
최근 몇 년간 사모신용시장은 약 2조 달러(약 2,700조 원) 규모로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위험 신호가 여기저기서 울리고 있습니다.
- 고금리의 역습: 금리가 오르면서 돈을 빌린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커졌습니다. 특히 AI 붐으로 돈 빌린 소프트웨어·데이터 기업들이 AI로 돈을 벌지 못하는 ‘AI 버블’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며 부실 우려가 커졌습니다.
- 월가의 경고: JP 모건의 CEO 제이미 다이먼은 ‘바퀴벌레는 한 마리만 보이지 않는다’라고 경고하며, 현재 사모대출 시장이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전야와 비슷할 정도로 투명성이 부족하고 위험이 누적되었다고 경고합니다.
- 환매 도미노: 과거에는 기관투자자(연기금)만 했는데, 이제는 일반 개인도 고배당의 매력에 끌려 들어왔습니다. 블랙스톤 BCRED처럼 분기마다 돈 빼갈 수 있는 상품이 쏟아지면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그 결과 최근 블랙스톤의 부동산 펀드(BREIT)에 이어 사모대출 펀드(BCRED)에서도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핵심 문제, ‘유동성 미스매치’ 구조
유동성 미스매치가 바로 쉐도우 뱅킹 위기의 본질입니다. 사모대출 펀드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들어오는 문’과 ‘나가는 문’의 속도가 다르다는 점입니다.
- 자산(대출, 빌려준 돈): 펀드가 기업에 빌려준 돈은 보통 3~7년 만기의 장기 대출이며, 비유동성의 특징을 가져 당장 현금화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 부채(투자자의 돈): 반면, 펀드에 투자한 사람들에게는 보통 분기별 환매 기회를 약속합니다. BCRED의 경우 분기마다 최대 5~7%까지 환매 요청이 가능합니다. 즉 단기와 고유동성이 특징으로 자산과 정반대 구조입니다.
만일, 시장이 불안해져서 투자자들이 한꺼번에 환매를 요구하면, 펀드는 당장 돌려줄 현금이 없습니다. 그러나, 기업에 빌려준 돈을 당장 회수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됩니다. 이때 운용사는 ‘환매 중단’이라는 비상 수단을 쓰게 되고, 이는 시장의 공포를 더욱 키우게 됩니다. 2008년 금융 위기도 이렇게 터졌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무섭다고 하는 이유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중동 분쟁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대개 예측이 어렵지만 시장이 어느 정도 내성을 가집니다. 하지만 쉐도우 뱅킹의 붕괴는 시스템적 전이가 일어납니다. 지금 사모대출 시장도 규제는 은행보다 느슨하고, 투명성도 낮아서 더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입니다.
- 불투명성: 사모대출은 공시 의무가 적어 어디서 얼마나 터질지 모릅니다.
- 은행과의 연결: 사모펀드들이 대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일반 은행에서 다시 돈을 빌리는(레버리지) 경우가 많아, 펀드가 무너지면 은행 시스템까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모대출펀드의 위기론과 핵심인 유동성 미스매치 구조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사모대출펀드는 매력적인 ‘고수익’을 주지만, 위기 시에는 내 돈을 몇 달, 길게는 몇 년간 찾지 못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반드시 인지해야 합니다. 특히, 개인 투자자가 많은 요즘 환매 제한이나 유동성 위험을 제대로 이해하고 투자해야 합니다. 현재 상황에서 더 나아가 실제로 차입 기업들의 자금 조달 환경을 악화시키거나 펀더멘털 훼손으로 이어질 경우, 단기 유동성 이슈에서 중장기 신용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모니터링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