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 40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국채 금리가 19년 만의 고점까지 치솟자,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금리 안정화를 위해 국채 매입(바이백) 규모를 2배로 확대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국채 금리가 불과 하루 만에 다시 반등하며 고점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베센트 재무장관은 8월 20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출연해 시장의 우려를 다시 한번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그는 바이백 규모를 종목당 40억 달러 이상으로 더 늘릴 수도 있다는 뜻을 밝혔고, 이번 조치가 시장에 명확한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국채 금리가 실물 경제의 펀더멘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베센트 장관이 밝힌 5가지 핵심 반박 내용과 이번 발언이 미국 증시, 채권 시장 등에 미칠 영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8월 금리 상승은 과도한 반응
베센트 장관은 국채 시장이 하루이틀 사이에 반응하는 것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많다고 강조하며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인터뷰 첫머리에서 “24시간 이내에 일어나는 시장의 움직임은 단순한 노이즈(Noise)일 뿐”이라며 시장의 과도한 불안감을 일축했습니다. 여름 휴가철인 8월은 시장의 거래량이 매우 작은 시기로 소량의 물량으로도 수익률 차트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국채 바이백 한도를 상황에 따라 $40억 달러 이상으로 더 크게 확대할 수도 있다”고 덧붙이며 필요시 시장에 강력 개입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피력했습니다. 즉 국채 바이백 확대 발표 직후 30년물 금리가 잠시 하락했다가 곧바로 반등한 상황에서도, 그는 시장의 단기 변동성보다 정책 수단의 다양성과 지속성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재정적자, 국가부채 40조 달러는 “특별한 의미 없는 숫자”
국가부채가 40조 달러를 넘어선 사건에 대해 베센트 장관은 해당 수치 자체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40조 달러라는 숫자 자체에 상징적인 위험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단언하며, “정부 재정적자는 이미 고점(Peak)을 찍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습니다.대신 그는 경제가 성장하면 부채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는 논리를 폈고, 동맹 및 무역 파트너들에게도 글로벌 성장이 결국 막대한 부채를 해결하는 열쇠라는 점을 설득하려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는 관세 수입 증대, 불법·부정 재정 지출 단속, 그리고 백악관 주도의 ‘재정 건전화(Fiscal Consolidation) 종합 계획’을 곧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명확히 밝히며, 재정 우려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신호도 함께 보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가 만드는 선순환, “성장이 부채를 압도한다”
부채 축소의 핵심 동력으로 그는 AI 인프라 투자를 지목했다. AI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며 장기 금리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는 상황에 대해, 베센트 장관은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로 얻을 수익을 확신하기 때문에 당장의 높은 조달 비용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부채의 절대 규모보다 경제 성장률(GDP)이 부채 증가율을 뛰어넘는 구조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성장 중심의 프레임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그는 만약 자신이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라면 이자 부담이 큰 장기채 대신 5년물 등 수익률 곡선 중간에 있는 ‘벨리 채권’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을 것이라고 조언을 곁들이기도 했습니다.

실질 인플레이션 완화 전망, “생산성이 오르면 물가는 잡힌다”
최근 물가 지표 하락세가 주춤해진 원인에 대해, 장관은 오직 ‘에너지 가격의 일시적 상승’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브렌트유)가 배럴당 $90를 상회하면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있으나, 에너지를 제외한 미국 내부의 기저 인플레이션 압력은 확연히 낮아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며 에너지발 물가 상승 역시 시차를 두고 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물가와 관련해서는 AI를 통해 큰 폭의 생산성 향상이 나타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자연스럽게 완화되고 금리도 낮아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AI 인프라 구축이 단기적으로는 자금 확보 경쟁을 일으키고 있지만, 결국에는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지금의 고금리·고비용 국면은 생산성 혁신 이전의 과도기적 현상이며, AI발 공급 측 개선이 물가 안정을 이끌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이란에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경제적 고립 작전 예고
인터뷰에서는 지정학 이슈도 비중 있게 다뤄졌습니다. 베센트 장관은 오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이란 경제 압박 계획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겠다며, 이를 통해 이란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란 원유를 구매하거나 금융 거래를 지속하는 국가 및 기관에 엄격한 2차 제재(Secondary Sanctions)를 가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이란 현 정권을 경제적으로 붕괴(Collapse)시키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번 조치가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하게 공조된 경제적 고립 작전이 될 것이라며, 동맹국들에게 미국 편에 설 것인지 맞설 것인지 양자택일을 요구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중국이 이 조치에 포함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일부 대화는 비공개로 진행하는 것이 낫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다만 확전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대대적 경제제재로 인해 대규모 확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언급하면서도, 상황에 따라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습니다. 최대 경제 압박이 효과를 낸다면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의 필요성이 사실상 사라질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으며, 이는 경제적 수단으로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을 재확인한 셈이다.

전문가들의 평가:,”땜빵 처방” vs “신뢰 회복 시도”
베센트 장관의 강한 구두 개입에도 불구하고 월가의 시선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습니다. 이날 뉴욕 증시는 국채 금리 재상승과 대형 유통주 실적 부진이 겹치며 3대 지수가 동반 하락했습니다.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 조치가 해외 투자자들에게 미국채를 팔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되지만, 실제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여전합니다.
- 월가 비관론자 (노무라, 소시에테제네랄 등): “재정적자 구조 개혁 없이 바이백 규모만 소폭 늘리는 것은 폭우 속에서 모래주머니 몇 개 쌓는 것에 불과하다”며 “정부 지출 축소라는 확실한 카드가 제시되지 않으면 장기채 매도세는 지속될 것”이라 비판했습니다.
- 월가 낙관론자: “유가 상승과 여름철 일시적 수급 불균형이 겹친 과매도 구간”이라며 “다음 주 백악관의 재정 건전화 대책 및 이란 제재안이 구체화되면 장기채 금리도 둔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베센트 재무장관의 CNBC 인터뷰는 “미국 국채 시장은 건재하며, 정부는 채권 금리 폭등을 좌시하지 않고 재정 절감 및 성장을 통해 반드시 제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이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바이백 확대에도 불구하고 30년물 금리가 5.30%를 돌파할 경우 기술주 및 자산 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핵심은 재무부가 예고한 9월 9일부터 시행될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와, 다음 주 초 발표 예정인 추가 재정 건전화 대책입니다. 여기에 8월 24일로 예정된 대이란 경제 압박 계획 발표까지 겹치면서, 향후 1~2주는 미 국채 금리와 위험자산 가격 흐름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국채 금리의 방향성은 결국 재무부의 ‘말’이 아니라 9월 이후 실제 정책 집행과 시장의 수급 반응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