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핵심 메시지중 하나는 우리가 동물의 겉모습에서 보는 세세한 부분까지의 완전함이 몸속 전체에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분명히 애초에 완전함에 접근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완전함이 다윈주의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것도 전제한다.
공학자는 누군가가 어떤 목적을 위해 설계한 메커니즘이 성격상 그 목적을 드러낼 것이라고 가정한다. 따라서 우리는 ‘역공학’을 통해서 설계자가 염두에 두었던 목적을 파악할 수 있다.

역공학
“역공학은 고고학자가 안티키테라 메커니즘 ( Antikytera mechanism ) 의 제작 목적을 재구성할때 쓴 방법이다. 안티키테라 메커니즘은 기원전 80년경에 침몰한 그리스 선박에서 발견된 부서진 톱니바퀴 장치를 말한다. 연구자들은 이 복잡한 장치를 엑스선 단층 촬영 같은 현대 기술을 써서 분석했다. 이윽고 이 장치의 원래 제작 목적이 아날로그 컴퓨터의고대판이라는 것이 역공학을 통해 드러났다. 더 뒤에 프롤레마이오스가 내놓았다고 여겨지는 주전원 epicycle들의 체계에 따라서 천체들의 움직임을 모사한 장치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역공학은 우리 앞에 있는 대상이 유능한 설계자가 염두에 둔 묵적을 지녔고, 그 목적을 추정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역공학자는 사려깊은 설계자가 무엇을 염두에 두었을지 나름 가설을 세운 뒤, 그 메커니즘이 가설에 들어맞는지 검사한다.
역공학은 기계 장치 뿐만 아니라 동물의 몸에도 잘 먹힌다.
기계가 의식적인 공학자가 신중하게 설계한 것인 반면 동물의 몸은 무의식적인 자연선택이 설계한 것이지만, 그 점은 놀라울만치 거의 아무런 차이도 빚어내지 않는다.
역공학으로 추론하는 동물의 이빨
동물의 이빨은 많은 것을 말해 주는데, 이빨은 먹이를 짓이길 수 있을 만치 단단해야 하므로 다른 부위들보다 더 오래 화석으로 남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다행스럽다. 몇몇 중요한 동물은 이빨로만 알려져있다.

위 사진의 고대 머리뼈를 보라,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무시무시한 송곳니다. 당신은 역공학을 통해서 이 송곳니가 경쟁자와 싸우거나 먹이를 찔러 죽이고, 물고 다니는데 유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지 모른다. 증거를 얻기위해 더 자세히 살펴본다면, 턱 뒤쪽에 나 있는 어금니도 눈에 띌것이다. 어금니는 우리나 말의 것처럼 위아래 표면이 맞닿아서 짓이기는 형태가 아니라, 턱을 다물 때 가위처럼 서로 지나치면서 자르는 형태다. 빻기가 아니라 자르기 용도로 설계된 듯하다.
이는 ‘육식동물’임을 의미한다. 명백하다.
그러나 이렇게 명백한 이유는 우리가 직관적으로 역공학을 꽤 잘하고, 사자와 호랑이처럼 비교할 현생 대형 육식동물이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아무런 피해도 없이 추론을 더 명확히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