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2026년 6월 17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종전 양해각서(MOU) 전문을 공개하며 중동 정세가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로 명명된 이번 합의는 지난 2월부터 이어진 양국의 격렬한 군사적 충돌을 멈추고, 세계 경제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기 위한 14개 조항을 담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목표 이상을 달성한 합의라고 자평했지만, 이스라엘을 비롯한 일각에서는 핵심 쟁점이 모두 다음 협상으로 미뤄진 ‘봉합형 합의’라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미국-이란 종전 MOU 14개 조항 분석 및 향후 60일간의 최종 협상 국면까지 마주할 리스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4개 조항으로 본 MOU 핵심 내용
1) 군사·안보 조항 (1~5조)
- 1조: 이란과 미국은 분쟁 동맹국들과 함께 이 양해각서에 서명함으로써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이 전쟁을 즉각적이고 영구적으로 종식할 것을 선언. 또한, 앞으로 서로에 대한 전쟁을 시작하지 않고, 서로에 대한 무력 사용이나 무력 위협을 삼가기로 약속. 최종 합의서에는 전쟁의 영구적 종식과 이 조항의 나머지 내용이 확정될 것.
- 2조: 이란과 미국은 서로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고, 서로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을 것.
- 3조: 이란과 미국은 협상을 진행하여 60일 이내에 최종 합의에 도달할 것이며, 양측의 합의에 따라 이 기한은 연장될 수 있음.
- 4조: 이 양해각서에 서명하는 즉시 미국은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최대 30일 이내에 해상 운송을 최대 수준으로 복원할 것. 또한 미국은 최종 합의 후 30일 이내에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미군 철수를 약속함.
- 5조: 이란은 페르시아만에서 오만해로, 그리고 그 반대로 상선 통행을 즉시 재개하고, 기술적 장애물과 기뢰 제거 필요성을 고려하여 상선 통행을 30일 이내에 전쟁 이전 숫자로 복구할 것.
2) 경제·금융 조항 (6, 7, 10, 11조)
- 6조: 미국과 역내 파트너 국가들은 최소 3천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 및 경제 개발 프로그램을 수립하기로 약속하며 이 프로그램의 실행 메커니즘은 최종 합의안에 포함될 것.
- 7조: 미국은 최종 합의의 일환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및 IAEA 이사회 결의안을 포함하여 이란이 직면한 모든 종류의 제재와 모든 미국의 일방적인 1차 및 2차 제재가 상호 합의된 일정 내에 해제될 것에 동의함.
- 10조: 미국은 본 양해각서 서명 직후부터 제재 해제 시점까지 이란산 원유, 석유화학 제품 및 그 파생상품, 그리고 은행 거래, 보험, 운송을 포함한 모든 관련 서비스에 대해 재무부 차원의 제재 면제 조치를 즉시 시행할 것을 약속함
- 11조: 미국은 최종 합의를 향한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이란의 동결 또는 제한된 자금과 자산을 해제하고 전액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약속. 이 자금은 이란 중앙은행이 지정하는 최종 수혜자에게 지급될 수 있음. 미국은 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승인 및 허가를 발급할 것을 약속함.
3) 핵 문제 조항 (8, 9조)
- 8조: 이란은 핵무기를 절대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 이란과 미국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및 농축물질 비축량, 그리고 이란의 핵 관련 필요성을 포함한 모든 핵 관련 사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 이러한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된 기본 틀이 최종 합의안에 포함될 것.
- 9조: 이란과 미국은 최종 합의가 이루어질 때까지 현상 유지를 할 것. 이란은 현재의 핵 프로그램 상태를 유지하고, 미국은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거나 역내 군사력을 증강하지 않을 것.
4) 이행·후속조치 조항 (12~14조)
- 12조: 이란과 미국은 최종 합의 이행을 감시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할 것.
- 13조: 이 양해각서 체결 후, 4조, 5조, 10조, 11조의 개시 및 이행이 보장되면, 이란과 미국은 나머지 조항에 대해서만 최종 합의 협상을 시작할 것.
- 14조: 최종 합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구속력 있는 결의안으로 확정될 것.

종전 MOU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이번 합의가 발표되자마자 글로벌 외교가와 금융시장은 격렬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급감하며 국제 유가가 하락 압력을 받는 등 긍정적 신호가 오고 있지만, 내포된 불씨가 만만치 않습니다.
1) 역사적 돌파구라는 평가
- 에너지 시장의 안정화: 글로벌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30일 이내에 정상화됨에 따라, 공급망 마비로 고통받던 세계 경제가 숨통을 트게 되었습니다.
- 전면전 확산 저지: 미국과 이란의 직접 충돌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하고, 레바논 전선까지 포함한 포괄적 종전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 실리적 윈-윈(Win-Win): 미국은 중동 전쟁의 늪에서 벗어나 역내 군사 부담을 줄였고, 이란은 정권을 유지한 채 3,00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재건 자금과 원유 수출 재개라는 실리를 챙겼습니다.
2) “폭탄 돌리기”에 불과하다는 비판
- 알맹이 빠진 핵심 쟁점: 가장 중요한 ‘이란의 핵 프로그램 폐기’와 ‘농축우라늄 처리’ 등의 본질적인 난제들을 모두 미래(60일 내 최종 협상)로 미뤄둔 미봉책이라는 지적입니다.
- 봉쇄되지 않은 불씨: 이란이 지원하는 이른바 ‘저항의 축’ 대리 세력(프록시)들의 통제 가능 여부가 불확실하며, 특히 가자지구 상황 등에 대한 구조적 해결책이 빠져 있습니다.
- 동맹국들의 반발: 이스라엘과 미국 내 강경파들은 “이란 정권에 면죄부를 주고 자금줄을 열어주어 오히려 그들의 영향력을 키워주는 꼴”이라며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향후 60일간 발생 가능한 3대 핵심 리스크
이번 MOU는 완성된 평화 조약이 아니라 ’60일짜리 시한부 휴전 서약서’에 가깝습니다. 앞으로 스위스 등에서 진행될 최종 협정 도출 과정에서 협상을 파국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리스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핵 프로그램 동결’과 ‘제재 해제’의 순서 싸움
가장 큰 암초는 제재 해제의 타이밍과 핵 사찰의 범위입니다. 미국은 이란이 영구적인 핵 포기 단계에 진입해야 제재를 최종 해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란은 조항 제10조와 제11조에 명시된 원유 수출 허용과 동결자산 해제가 선제적이면서도 완전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맞설 것입니다. 이른바 ‘행동 대 행동’의 순서를 짜는 과정에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2) 이스라엘의 독자 행동 및 강경파의 반발
이번 합의에 서명하지 않은 가장 큰 변수는 이스라엘입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위협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종전을 용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협상 기간 중 이스라엘이 역내 이란 세력을 독자 타격하거나, 이란 내 강경파가 미국에 타협적인 온건파 정부를 흔들기 위해 도발을 감행할 경우 MOU는 순식간에 파기될 수 있습니다.
3) 3,000억 달러 재건 기금의 현실성과 국제정치적 조율
미국이 보장하기로 한 3,000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 기금은 이란 연간 GDP에 맞먹는 거액입니다. 미국 혼자가 아닌 ‘역내 파트너국(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걸프국가)’과의 공동 조달을 전제로 하고 있으나, 이들 걸프 국가들이 이란의 확실한 체제 변화 없이 흔쾌히 지갑을 열지는 미지수입니다. 자금 마련 메커니즘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파열음이 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과 이란의 종전 MOU 조항 분석과 향후 발생할 리스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14개 조항 MOU는 중동 전쟁의 파국을 막은 위대한 첫걸음이지만, 동시에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을 잔뜩 짊어진 채 걷는 60일간의 위험한 여정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단기적으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해소와 이란 원유 공급 재개 기대감이 국제유가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60일 시한 내 협상이 결렬되거나 이스라엘이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경우,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다시 유가와 안전자산 가격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동 재건 관련 산업, 에너지 운송·물류, 그리고 제재 완화에 따른 이란 관련 거래 재개 가능성이 있는 업종은 단계적 진행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