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간의 2주간 ‘휴전·호르무즈개방’ 합의 이후 숨통이 트이나 싶었던 전쟁 상황이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다시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카드를 다시 꺼내며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위해 준비하는 선박들은 당황스러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중동의 바닷길은 단순히 배가 지나가는 통로가 아니라, 전 세계 에너지의 핏줄과도 같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중동의 3대 핵심 해상 요충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동 해협이 중요한 이유
중동은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지역으로, 이 지역에 위치한 주요 해협들은 글로벌 원유·천연가스·컨테이너 화물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초크포인트(Chokepoint,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합니다. 이 해협들 중 단 하나라도 봉쇄되거나 통행이 제한되면 국제 유가 폭등, 해상 보험료 급등, 공급망 마비 등 전 세계 경제에 즉각적인 충격이 전달됩니다.
2026년 현재, 이란과 미국·이스라엘 간의 군사적 긴장,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위협이 동시에 고조되면서 이 해협들의 지정학적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에너지의 동맥
최근 가장 뜨거운 감자입니다. 원래 자연 해협은 국제법상 ‘통과통항권’이 인정되어 통행료를 받을 수 없지만, 최근 이란의 행보가 심상치 않습니다.
1) 지리적 특성 및 전략적 중요성
호르무즈 해협은 서아시아에 위치하며, 이란과 오만령 무산담 반도 사이에서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합니다.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30%가 이 해협을 통과하며,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쿠웨이트·UAE 등 주요 산유국에서 생산된 에너지가 전 세계로 나가는 사실상 유일한 출구 역할을 합니다.
2) 실질 관리 국가: 이란 (+ 오만)
해협 북쪽 연안은 이란 영토, 남쪽은 오만령 무산담 반도가 접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실질적인 군사 통제권을 행사하며, 오만은 이란과 협력해 통행 감시 프로토콜 마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3) 통행료 현황 (2026년 기준)
- 법제화 추진 중: 2026년 3월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가 통행료 징수 관리 계획안 승인. 본회의 투표·헌법수호위원회 검토·대통령 서명 절차가 남아 있으나, 이미 비공식적으로 징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음.
- 예상 금액: 유조선의 경우 배럴당 약 $1(미 달러) 수준의 ‘안전 확보 비용’을 요구. (200만 배럴급 유조선 기준 약 30억 원 추산)
- 연간 예상 수입: 최대 1,000억 달러 추산(약 150조 원)
- 결제 수단: 서방 제재를 피하기 위해 위안화(CNY) 또는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 실제 사례: 이미 최소 2척이 통행료를 지불했으며, 초대형 원유 운반선 1척이 200만 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져 있음.
- 국제법적 쟁점: 168개국이 비준한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은 자연 해협의 통행료 부과를 명시적으로 금지하고 있음. 이란은 UNCLOS를 비준하지 않아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입장이나, 국제법 전문가들은 자연 해협에 인공 운하의 논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지적함.

바브엘만데브 해협
홍해의 남단 입구로, 아라비아반도와 아프리카를 가로지릅니다. 수에즈 운하로 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문입니다.
1) 지리적 특성 및 전략적 중요성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아라비아 반도와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을 가르는 좁은 수로로,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합니다. 수에즈 운하로 향하는 모든 선박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홍해의 관문’으로, 이 해역을 통과하는 연간 무역액은 수조 달러에 달합니다. 통행료보다는 ‘안보 위험’이 비용으로 작용합니다.
2) 실질 관리 국가: 예멘 후티 반군
2014년부터 예멘 대부분 지역을 장악한 후티 반군(안사르 알라)이 해협 동쪽 연안을 실효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2023년 말 가자지구 전쟁을 계기로 홍해 항행 선박을 미사일·드론으로 공격하며 사실상의 통제력을 과시해 왔습니다.
3) 통행료 현황 (2026년 기준)
- 공식 통행료 없음: 바브엘만데브 자체에는 공식 통행료 체계가 없음.
- 사실상의 비용: 전쟁 위험 보험료 급증 + 희망봉 우회 시 항해 시간 수 주 추가 + 개별 협상 비용
- 수에즈 운하 피해: 후티 반군 공격으로 이집트 수에즈 운하 수입이 2023년 102억 달러 → 2024년 40억 달러로 60.7% 급감
- 연동 효과: 이 해협이 막히면 수에즈 운하도 사실상 이용 불가능해짐.
- 현재 상황: 후티 반군이 이란-미·이스라엘 전쟁에 참전하며 바브엘만데브 봉쇄를 “실행 가능한 선택지”로 공개 경고한 상태. 두 해협(호르무즈 + 바브엘만데브)이 동시에 봉쇄될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음.

수에즈 운하, 인공 물길의 왕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세계 최대의 운하로, 이집트의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자산입니다.
1) 지리적 특성 및 전략적 중요성
수에즈 운하는 1869년 개통된 인공 수로로,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해 유럽~아시아 간 항해 거리를 최대 7,000km 단축시켜 줍니다. 전 세계 해상 무역의 약 12%가 이 운하를 통과하며, 이집트의 핵심 외화 수입원입니다.
2) 관리 국가: 이집트 (수에즈운하청, SCA)
1956년 나세르 대통령의 국유화 선언 이후 이집트 정부가 100% 소유·운영하고 있습니다. 인공 운하이기 때문에 국제법상 이집트의 완전한 주권이 인정되며, 합법적으로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이란이 호르무즈 통행료 논리를 수에즈에 빗대어 정당화하려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3) 통행료 현황 (2026년 기준)
- 징수 방식: 선박의 순톤수(SCNT) 기준으로 부과. 선종·크기에 따라 차등 적용.
- 대형 컨테이너선 기준: 약 40만~70만 달러(약 6억~10억 원)
- 연간 수입 (2023년): 102억 달러(약 14.5조 원) — 역대 최고치
- 연간 수입 (2024년): 40억 달러(약 5.7조 원) — 후티 반군 여파로 60.7% 급감
- 할인 정책 (2025년 5월): 13만 톤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 대상 90일간 15% 할인 시행
- 월 수입 기준: 정상 시 월 약 8억 달러(약 1.1조 원)
- 국제법적 쟁점: 자연 해협이 아닌 ‘인공 운하’이기 때문에 이집트가 통행료를 받는 것은 국제법적으로 정당함.

중동 3대 해상 요충지 요약 비교표
| 항목 | 호르무즈 | 바브엘만데브 | 수에즈 운하 |
|---|---|---|---|
| 유형 | 자연 해협 | 자연 해협 | 인공 운하 |
| 실질 관리 주체 | 이란 혁명수비대 | 예멘 후티 반군 | 이집트 수에즈운하청 |
| 공식 통행료 | 40만~200만 달러 논의 중 | 없음 (비공식 위험 비용) | 선박당 40만~70만 달러 |
| 통행료 합법성 | ❌ 국제법 위반 소지 | ❌ 해당 없음 | ✅ 합법 (주권적 권리) |
| 원유 수송 비중 | 전 세계 20~30% | 홍해 경유분 전체 | 전 세계 8~12% |
| 봉쇄 시 대안 항로 | UAE 푸자이라항·오만 | 희망봉 우회 (+수주 추가 소요) | 희망봉 우회 |
| 2026년 현재 | 실질 봉쇄 중 | 봉쇄 위협 고조 | 정상화 추진 중 |
지금까지 중동 3대 해상 요충지인 호르무즈, 바브엘만데브, 수에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와 이란의 통행료 징수 시도는 에너지를 무기화하려는 고도의 전략입니다. 자연 해협에 통행료를 매기는 것은 국제법적 근거가 약하지만, 이란이 물리적 실력을 행사할 경우 해운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용을 지불하거나 아예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우회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물류비 상승과 유가 폭등은 우리 실물 경제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당분간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뉴스를 예의주시해야 할 시점입니다. 특히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관련 자료는 하단 링크를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