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2일,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가 열렸습니다. 60년간 이 무대를 이끌어온 워런 버핏은 지난해 말 CEO 자리를 그렉 아벨에게 넘기고 이사회 의장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주총의 주인공은 이제 아벨이었지만, 버핏은 CNBC와의 깜짝 인터뷰를 통해 여전히 가장 날카로운 목소리를 냈습니다. 과거 ‘버핏의 우드스톡’이라 불리며 수만 명이 몰렸던 이 행사는 올해 들어 참석자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버핏의 한마디 한마디는 여전히 전 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새로운 시대 개막을 알린 버크셔 주총의 의미와 현 주식 시장에 대한 워런 버핏의 경고, 약 3년만에 이뤄지는 자사주 매입의 배경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버핏 은퇴 후 첫 주총, 새로운 시대의 시작
버크셔 해서웨이의 연례 주주총회는 ‘자본주의의 우드스탁’으로 불릴 만큼 투자자들의 축제였습니다. 60년 넘게 버핏이 직접 무대를 지배하며 투자 철학을 설파해왔죠. 2026년 주총은 버핏이 CEO에서 물러난 후 처음 열린 자리로, 그렉 아벨이 Q&A 세션을 주도했습니다. 버핏은 의장으로서 참석해 후배를 응원하는 형태로 자리했습니다.
이 행사는 단순한 주총을 넘어 ‘포스트 버핏 시대’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이벤트였습니다. 버크셔는 1분기 영업이익이 18% 증가한 113.5억 달러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실적을 냈지만, 현금 보유액은 사상 최대인 약 3970억 달러(약 587조 원)까지 쌓였습니다. 시장은 아벨 체제 하에서 자본 배분 전략(투자, 인수, 자사주 매입 등)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버핏의 경고, “지금 주식시장은 도박장이다”
버핏은 CNBC 베키 퀵과의 인터뷰에서 여전히 날카로운 통찰력을 과시했으며, 자신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비유를 다시 꺼냈습니다.
“시장은 성당(church)에 카지노가 붙어있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 카지노가 너무 매력적으로 변해버렸어요. 원데이 옵션을 사고파는 건 투자도, 투기도 아닙니다. 그건 순수한 도박입니다. 지금처럼 사람들이 도박에 열광한 시대는 없었습니다.”— 워런 버핏, CNBC 인터뷰 (2026.05.02)
1) 제로데이 옵션(0DTE) 폭발적 증가
버핏이 가장 직접적으로 지목한 것은 만기 당일에 사고파는 원데이 옵션(0DTE)입니다. 2022년 이후 미국 옵션 시장에서 0DTE 거래량은 전체의 40~50%를 넘어서며 급팽창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헤지 수요가 아닌, 단기 방향성 베팅에 특화된 거래입니다. 특히 개인 투자자, 알고리즘 트레이더들이 시장이 열리는 아침부터 장 마감까지 ‘당일치기 승부’를 즐기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버핏은 이런 행태가 기업의 본질 가치와 전혀 무관하다고 지적합니다. 수백만 달러가 하루 안에 이동하고 사라지는 구조는 자본이 실물 경제로 흘러가지 못하게 막는 장애물이기도 합니다.
2) 예측 시장의 과열
최근 미군 병사가 기밀 정보를 이용해 예측 시장에서 거액을 벌어들인 사건 등을 언급하며, 버핏은 시장이 본연의 가격 발견 기능을 잃고 단순한 베팅판으로 전락했음을 비판했습니다. 버핏은 이를 구조적 문제의 증거로 봤습니다. 즉 정보 우위가 있는 사람만 이길 수 있는 게임이 투자 시장에 침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곧 AI 기술을 이용한 딥페이크나 정보 조작이 투기 열풍과 결합될 때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적 리스크를 경고한 것입니다.
3) 고평가 시장 환경
버핏의 경고는 단순히 투기 행위를 비판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는 카지노가 아무리 화려해도 성당, 즉 실물 경제를 창출하는 기업들이 제대로 자본을 공급받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장이 지나치게 투기화되면 자본 배분 기능이 무너지고, 결국 장기 경제 성장의 토대가 흔들린다는 논리입니다.
그는 또한 현재 주식 가격 수준에 대해서도 솔직했습니다. 자신이 60년간 투자를 해왔지만 정말 매력적인 기회는 단 5년 정도에 불과했다고 밝히며, 지금은 버크셔의 대규모 현금을 투입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버크셔의 현금성 자산은 이미 사상 최고 수준인 약 3,800억 달러(약 520조 원)에 달해 있습니다.

2년 만의 자사주 매입 재개, 그 이유는?
버핏의 ‘도박장’ 경고와 함께 이번 주총에서 또 하나의 큰 화제는 버크셔의 자사주 매입 재개였습니다. 버크셔는 2026년 1분기(1~3월) 중 약 2억 3,400만 달러(약 3,200억 원)의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이는 2024년 5월 이후 연속 6개 분기 동안 단 한 건도 없었던 자사주 매입이 재개된 것입니다. 이는 철저한 가치 투자 원칙이 반영된 결정입니다.
1) 매입의 핵심 조건 충족, 내재가치 대비 할인
버크셔는 자사주를 매입할 때 항상 한 가지 원칙을 고수해왔습니다. 바로 “주가가 내재가치보다 낮을 때만 산다”는 것입니다. UBS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메레디스는 현재 버크셔 주가가 내재가치 대비 약 8% 할인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실제로 버크셔 주가는 버핏이 지난해 은퇴 계획을 발표한 이후 S&P 500 대비 30%포인트 이상 뒤처지며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태입니다.
새 CEO 그렉 아벨은 주총에서 버크셔의 내재가치를 약 1조 1,000억 달러로 직접 언급하며, 자사주 매입이 주주 가치 제고에 부합한다는 신호를 명확히 했습니다. 이번 매입 재개로 버핏과 새로운 경영진이 현재의 버크셔 주가를 ‘매력적인 가격대’로 판단했다는 강력한 신호입니다.
2) 마땅한 인수 합병(M&A) 대상의 부재
버핏은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에는 우리가 큰 돈을 태울 만큼 매력적인 기업이 거의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S&P 500 지수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대부분의 기업이 고평가된 상태라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할 때, 가장 잘 아는 사업인 ‘자신의 회사’에 투자함으로써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3) ‘버핏 이후’ 불확실성 해소 시도
버크셔 주가가 버핏 은퇴 이후 약세를 보인 핵심 이유 중 하나는 ‘버핏 프리미엄’의 소멸, 즉 투자자들이 아벨의 운용 역량을 아직 검증하지 못했다는 불안감이었습니다. CEO 자리를 그렉 아벨에게 넘겨준 직후 이루어진 이번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 안정감을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버핏이 물러난 이후에도 버크셔의 자본 배분 원칙이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주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됩니다.
아벨은 주총에서 “자사주는 내재가치 이하일 때만 매입한다는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향후 자사주 매입 현황은 분기 보고서를 통해 공개하겠다”고 밝히며 투명성을 강조했습니다. UBS는 올해 버크셔가 총 약 17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버핏의 경고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
워런 버핏의 이번 행보는 우리에게 두 가지 핵심 메시지를 던집니다. 아래 버핏의 이 격언은 2026년 현재, 도박판이 되어버린 주식시장에서 우리가 다시금 새겨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입니다.
“남들이 탐욕을 부릴 때 두려워하고, 남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을 부려라.”
- 시장의 소음과 투자의 신호를 구분하라: 모두가 카지노에서 도박을 즐길 때, 진짜 투자자는 교회를 지키며 기업의 본질을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 현금은 기회를 기다리는 무기다: 버크셔가 쌓아둔 3,800억 달러의 현금은 공포가 시장을 덮칠 때 비로소 그 위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새로운 시대 개막을 알린 버크셔 주총과 버핏의 경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버핏의 경고와 버크셔의 움직임은 현재 시장이 과열되어 있음을 보여줍니다. 단기 투기 대신 기업의 본질적 가치에 집중하고, 현금 비중을 적절히 유지하며 인내하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워런 버핏이 투자하는 미국머니마켓 관련 자료는 하단 링크를 참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